여행
사랑니가 아프다.
김길수
2024. 4. 26. 12:20
728x90
반응형
옛날 나오는 그런 저런 긴 꿈을 꾸다가 깨어난 새벽, 사랑니가 아프다.
잠결에 이를 흔들어 보니 뽑힐 듯이 많이도 흔들린다.
아픈 이 덕에 머리까지 깨질 듯 아프다.
내게는 즐거움도, 고통도 늘 정점에 와 있구나!
그까짓 사랑니 한국에서 뽑아버리고 올 것을 싶다가도 아픈 데는 무슨 이유가 있겠다 싶어 참아보기로 하고 산책에 나선다.
만두가게 과일가게 국수가게를 지나 한 시간을 걸어 와이파이가 되는 핸드폰 가게에서 한국에 있는 벗들에게 소식을 전하고 나니 통증이 좀 수그러든다. 내 그리움이, 벗들의 기다림이 사랑니를 건드렸나 싶어 이가 흔들리지 않게 조심스레 웃는다.
오늘도 걷는 하루 노는 하루가 시작된다.
오늘은 기차놀이로 하루를 시작한다. 사람 많고 낯선 거리에서 많은 아이들을 돌도려면 기차놀이가 최고다.
무후사에서 노는 아이들! 1,800년 전에 살던 유비, 관우, 장비, 제갈량은 어디로 갔을까? 아이들이 좀 더 자라면 삼국지를 읽겠지. 너희들은 어릴 적에 무후사에 다녀왔단다.
한국에서는 이상한 놈 취급을 받던 아빠가 중국에서는 인기가 좋다. 관광지나 길거리를 걷다 보면 같이 사진을 찍자는 사람들이 많다. 스님들은 나를 같은 스님으로 보고, 관광객들은 무술영화에 등장하는 무술 고수나 요가 선생으로 보곤는 공손히 두 손 모아 인사하고는 사진을 찍자한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