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을 찾아서
계곡을 찾아서
비자를 기다리며 여인숙 생활 5일째다.
목욕을 못한 지도 그만큼 되었다.
조용하고 깨끗한 계곡에서 물놀이도 하고 목욕도 할 생각으로 버스를 여러 번 갈아타 가며 시골 마을로 간다.
버스에서 내려 한 시간을 걷고 도착한 냇가에서는 아이들이 물놀이를 하고 있다.
잘 찾아왔구나 싶어 즐거운 마음으로 냇가에 가까이 가니 거품이 둥둥 떠다니는 더러운 물이다.
다시 상류로 한참을 걸어가 시원한 계곡을 찾아보지만 헛일이다.
무엇을 하며 놀까? 잠시 생각하던 아이들이 강가에서 곱게 다듬어진 돌무더기를 보더니 탑 쌓기 놀이를 시작한다.
의자도 만들고 침대도 만들며 잘도 논다. 제법 무거운 돌까지 옮겨가며 온 힘을 다해 노는 아이들!
아이들은 놀이가 전부다. 공부도, 일도 아이들의 놀이처럼 하면 못 이룰 것이 없겠다.
아이들처럼 놀고 나면 언제나 잠자리가 평안하다.
요즘 주화씨도 낮잠의 맛을 알기 시작했다.
진아와 아빠는 여행을 하면서도 낮잠을 꼭 잔다.
몸과 꿈이 자라기에 낮잠은 좋은 밥이다.
아이들이 며칠 전부터 조르던 수박을 샀다.
한동안 값이 싼 못생긴 토마토가 한 끼였다.
사실 과일로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은 크나큰 행운이다.
오늘은 수박 한 덩이와 가벼운 빵이 밥이다. 행복한 저녁이다.
우리 정수는 어딜 가나 대장이다.
공원에 있는 놀이배를 타면서도 정수는 선장이 된다.
아빠와 민정이는 열심히 페달을 구르며 노를 젓고 수남이는 고장 난 방향키를 잡았다.
우리 가족은 그렇게 하나가 되어 여행을 하는구나!
수남이의 일기: 버스를 타고 종점에 도착 강가를 찾으러 논밭을 지나고 물을 건넌다.
아빠가 우리를 강물에서 다 건네줬다.
마지막으로 엄마는 업고 왔다.
엄마가 기분이 좋다고 했다.
강물을 찾았다. 그런데 물이 너무 더러웠다.
조금 더 올라가도 더럽고 더 올라가도 더럽다. 그냥 돌을 가지고 놀기로 했다.
물놀이를 못해서 아쉬웠다. 다음엔 꼭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