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바람 부는 언덕 날락으로

김길수 2024. 11. 12.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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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몽골한인회 소개로 한국인 교수님이 운영하는 시골마을 농장으로 간다. 끝없는 초원과 멀리 펼쳐진 야트막한 산들, 초원에 부는  바람, 평화롭게 풀을 뜯는 소들, 광야를 달리는 말, 점점이 눈에 들어오는 게르들! 이곳이 천국이구나! 머물고 싶을 때까지 있어도 좋다 하시니 고마운 일이다. 아무 걱정 없이 몽골의 바람과 놀기만 하면 된다. 

  농장으로 가는 길에 지금은 기차가 다니지 않는 녹슨 기찻길을 만났다. 균형 잡기 놀이를 하며 철길 위를 걷는다. 햇살이 따가우면 나무그늘에서 쉬고 민들레 홀씨나 불면서 놀자꾸나! 이 너른 들이 다 너희들 놀이터다.

  길 떠난 지 100일째다. 말수는 줄어들고 할 말도 해줄 말도 없고, 그저 푸른 하늘만 바라본다. 몸무게도 10킬로그램 정도 빠졌다. 여행은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해준다.

수남이 일기: 9번 버스를 타고 테를지로 가는 길에 있는 사거리에서 내렸다. 어제 한인회에서 만난 아저씨를 만났다. 아저씨가 초원에 있는 한 오두막에 사시는 할아버지를 불렀고, 우리가 그 할아버지 집으로 갔다. 우리가 이제 게르에서 살게 되었다. 옆집 친구들하고 재미있게 놀았다. 옆집에는 아이들이 많다.

씨름놀이

  날락으로 온 첫날부터 서로 관심을 보이던 아이들은 벌써 친구가 되었다. 몽골말과 한국말을 서로 가르쳐 주면서 이야기를 하고, 하나씩 서로를 알아간다. 해가 지는 줄도 모르고, 밥 먹는 시간도 아껴가며 잘도 논다.

  몽골 아이들은 힘이 세다. 수남이는 동갑내기 친구 조이에게 지고 폰치기한테도 지고 여섯 살 처그나한테도 졌다. 매번 풀밭에 고꾸라지면서도 씨름놀이가 재미있는지 자꾸 도전을 하는 수남이, 수남아 살 빠진다. 그만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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