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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쿤밍에서 다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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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쿤밍으로

  칼리에서 하룻밤을 달려 쿤밍에 도착했다. 중국에서는 기차를 한 번 타면 보통 12시간 이상을 달린다. 쿤밍에 도착하자마자 어른 64원 아이는 32원을 주고 다리행 기차표를 사고 158원짜리 호텔을 잡았다. 기차역 주변을 돌아보면 50원 정도 하는 여관도 찾을 수 있겠지만 기차에서의 피곤한 쪽잠이 걸음을 멈추게 한다. 호텔에 짐을 풀고 쿤밍에 있는 민속촌 구경을 했다. 어제까지 묘족들과 살았는데 여기서는 화려한 묘족 전통의상을 입은 친구와 사진을 찍는다. 민속촌에는 중국에 살고 있는 소수민족들의 생활상을 볼 수 있도록 잘 꾸며놓았다.

  대형마트에 들러 내일 기차에서 먹을 빵과 컵라면 몇 개를 사고 시내구경을 하는데 재미있는 과일가게를 만났다. '한가한 물품은 갑니다. 안일한 과일 상점과' 이름이 재미있어 몇 가지 과일을 사는데 주인아저씨는 한국말을 전혀 할 줄 모른다. 쿤밍은 한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이어서 기차역 앞이나 기념품가게, 금은 세공품점에서는 한국말을 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오늘 하루는 도시를 즐기고 내일이면 차마고도가 시작되는 다리로 간다.

          차마고도 다리에 가다.

  샹그릴라의 하늘과 맞닿은 땅을 어서 보고 싶은 마음에 리지앙행 기차표를 교환하려다가 문제가 생겼다. 다리행 표를 환불하고 리지앙행 표를 검색하니 입석표만 있다. 다리행 표를 돌려 달라 하니 벌써 다 팔렸다 해서 리지앙 입석표라도 달라 하니 그것도 이야기하는 동안 팔려버렸다. 대도시에서 재미없는 하루를 보낼 수는 없고 , 황당한 마음을 추스리며 기차역 앞에서 여섯 식구가 치즈버거 하나씩을 입에 물고 생각한다. 아이들과 아빠는 맛있게 먹는데 엄마는 입맛이 없나 보다. 그리고는 한마디 한다. "이 상황에서 햄버거가 목으로 넘어가요?" "버스를 타고 가면 되지요." 생각나는 대로 한 대답이지만 가능할 것 같아서 버스터미널로 간다. 시내버스로 40분을 달려 쿤밍 서부역에 도착하니 다행히 버스표가 있다. 다리까지 4시간이 걸리고 요금은 126원으로 기차보다 두 배 비싸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여행경비를 아끼려면 알아보고 준비하고 많이 걷고 조심해야 한다. 다리 버스터미널에 도착하자 승합차 기사들이 다가와 흥정을 걸어온다. 리징앙까지는 600원 다리곳성까지는 100원을 달라길래 다리고성으로 간다. 이런 저런 실수와 상황이 우리를 다리고성으로 이끌지만 재미있는 인연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여행에서는 언제나 예측할 수 없는 일들이 생기고 우연은 인연을 만든다. 

  다리고성에는 해가 저물어서야 도착했다. 값싼 게스트하우스나 객잔에 대한 정보도 얻을 겸 들른 한국식당에서 고마운 인연을 만났다. 중국 백족 여자와 결혼해서 딸 둘을 낳고 행복하게 사는 한국 남자를 만났다. 젊은 부부는 '계수나무' 식당을 운영하고 장인어른은 같은 이름의 객잔을 운영한다. 음식도 맛있게 먹고 며칠 묵을 객잔도 싸게 구했다. 객잔은 밥을 해먹을 수 있고 빨래도 할 수 있는 여관이다. 객잔에 들어서니 한국말을 잘 하는 아이들이 먼저 반긴다. 주인어른 내외와 인사를 나누는 사이 아이들은 벌써 친해져 놀고 있다. 중국에서 처음 만나는 한국 아이들과 밤이 깊도록 신나게 논다. 다리에 오길 참 잘 했다.

  수남이의 일기-  다리에 도착해서 한국식당을 찾았다. 이름은 계수나무집이었다. 밥을 먹고 숙소를 잡았다. 계수나무집에서 추천한 숙소를 잡았다. 거기 숙소엔 2명의 어린 아이들이 놀고 있었다. 이름은 효연이와 서연이였다. 한국말을 할 술 알고 중국말도 할 줄 알았다. 우리랑 빨리 친해져서 재미있게 놀았는데 서연이는 오빠를 좋아한다. 자꾸자꾸 나만 따라온다.

  3일 후 오늘은 리장으로 가는 날, 내가 가니까 서연이는 펑펑 눈물을 쏟아 낸다. 나는 서연이한테 다음에 꼭 오겠다고 말했다. 나중에 커서 서연이랑 결혼해야겠다. 아빠가 계속 며느리 노래를 부른다. 다리에 다시 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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