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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압록강에서 놓친 거대 물고기, 잡은 개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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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원짜리 중국라면 세 개, 버너, 휴대용 오디오를 가지고 압록강으로 소풍을 나간다. 

압록을 거슬러 올라 조용한 강가를 찾아 자리를 펴고 버너를 꺼냈는데 어제 어렵게 구해 둔 부탄가스가 없다. 그렇다고 그냥 돌아갈 수는 없는 노릇, 마른 풀과 나뭇가지를 모아 불을 지핀다.

맛있게 간식을 먹고 민정이와 정수가 만들어준 꽃반지, 꽃팔찌, 꽃핀을 달고 꽃잔치를 벌인다.

음악이나 들으며 강바람이나 맞으며 노니는데 강가로 커다란 물고기가 어슬렁거린다. 수남이가 돌을 던져 잡으려 해도 도망치지 않는다. 바지를 걷고 물에 들어가니 깊은 물로 후다닥 들어가 버린다. 너무 아쉬워하는 아이들! 수남이는 새총으로 잡으려 했는데 아빠가 물에 들어가는 바람에 도망쳤다며 울상을 짓는다. 아쉬운 마음에 강가를 두리번거리던 수남이가 새총으로 개구리를 잡았다. 불을 다시 지피고 마른 말똥을 주워 모아 숯을 만들어 개구리를 굽는다. 오랜만에 먹어 보는 개구리 뒷다리, 맛 좋다! 야생에 살으리랏다!

아이들이 역사를 본다. 국내성을 복원하지는 못할망정 성이 있던 곳에 아파트가 들어서 있던 성도 끊어 놓았다. 돌을 일정한 크기로 다듬어 견고하게 쌓은 성이다. 기초 규모로 예측해 보면 엄청나게 큰 성이었겠다.

새벽마다 맛있는 시장이 열린다. 6시 정도에 시작해서 8시까지 딱 두 시간만 열리는 시장이다. 대부분의 음식들을 5원 이하에 먹을 수 있다. 자고 있는 아이들을 흔들어 깨워 중국 사람들 틈에서 부지런한 아침을 먹는다.

수남이의 일기: 아침을 먹고 강가에 갔다. 강가에 간 이유는 강가에서 놀면서 라면을 먹기 위해서다. 그런데 개구리 포착, 아빠가 새총으로 잡으라고 했다. 진짜로 잡았다. 아빠가 개구리를 구워 먹자고 했다. 아빠가 불을 지피고 개구리에게 막대기를 꽂은 다음 구웠다. 다 구운 다음 뒷다리를 뜯어 먹었다. 아주 맛있었다. 또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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