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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단둥에서 가족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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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둥으로

이슬강 아랫마을! 그럴 수만 있다면 한동안 살아보고 싶은 너무나 아름다운 동네다. 단죽과 빵, 엄나무순이며 봄나물들로 고마운 아침밥을 먹고 조선족 어른들과 아침예배도 드렸다. 고맙고도 고마운 마음만 교회에 남기고는 9시 30분 단둥행 버스에 오른다. 버스를 타고 10여 분쯤 지나자 버스 안내원이 버스비를 받으로 온다. 그런데 어른 둘에 아이 네 명 요금을 요구한다. 집안에서 하로하까지 온 버스표를 보여주고 기차표를 보여 줘도 막무가내다. 

중국에서는 키가 120센티 이하 어린이는 무료이고 120-150센티 아이는 반값이라는 것을 더 잘 알고 있을 안내원이 돈을 좀 더 받겠다고 욕심을 부린다. 

말이 통하지 않는 20여 분이 흐르고 고개 하나를 넘고 인적이 없는 산중 외딴집에 버스가 멈추길래 아이들 보고는 짐을 챙기라 하고 버스에서 내려버렸다. 아까 냈던 100원을 돌려 달라, 짐칸에 있는 짐을 내리겠다. 문을 열어 달라 하니 그냥 타란다.

누군가의 욕심은 웃음을 사라지게 한다. 그래도 친절한 중국 사람들과는 그동안 여행이야기를 하며 즐겁게 단둥으로 간다. 단둥에 도착하니 국제도시답게 여관 잡는 일이 쉽다. 어른 여권만 보여주는 것으로 70원에 욕실이 딸린 방을 구했다. 밀린 빨래를 하고 아이들을 씻기고, 온 방안에 거미줄처럼 빨래줄을 걸고 단잠을 잔다.

수남이 일기: 단둥으로 가려고 했는데 시간이 너무 길어서 중간에 내렸다. 그런데 여관이 세 곳 있는데 한 곳은 너무 비싸고 두 곳은 안 재워 주고 할 수 없이 교회에서 잤다. 

버스를 타고 단둥으로 갔다. 단둥에 도착해서 여관을 잡고 바다 구경을 갔다. 큰 조각상에서 미끄럼도 타고 솜사탕도 먹고 아주 재미있었다. 그리고 한국 할아버지를 만나서 용돈도 받고 아이스크림도 먹고 여관에 도착해서 TV를 보다가 푹 잤다.

단둥 가족회의

단둥에서 인천으로 가는 배가 있다. 30만원 정도면 온 식구가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다. 많이 힘들면 돌아가자 하니 가끔 힘들어도 재미있다며 몽골로 가자 한다.

분단의 아픔과 전쟁의 참상을 상품화해 팔려는 사람들과 무역을 하는 사람들로 붐비는 한편 고향을 잃은 사람들이 서글픈 눈으로 고향 땅을 바라보는 곳, 단둥. 압록강가에서 쓸쓸한 황혼을 보내는 노인을 만나 긴 이야기를 나누고 늦은 오후에야 베이징행 기차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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